지난 6년 동안의 생활 회고

7 분 소요

기억 나는 일이 있으면 메모 앱에 느낀점이나 상황을 간략히 적어두었던 것과 지금까지의 활동 내역을 참고하여, 대학 입학부터 지금까지의 6년을 어떻게 생활을 해왔나 정리해보았다.

대학 생활

1학년

1학기 때는 동기들, 선배들과 함께 치맥을 먹으며 대학생활이나 전공에서 관심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지냈고, 기숙사 룸메이트는 대학 입학식 이전에 ‘기숙형 대학 프로그램(;RC(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던 친구라 금요일이나 주말에는 야식을 먹으면서 학과 생활이나 주중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면서 보냈다.

전공 과목은 기숙사에서 혼자 책을 보면서 예제 실습을 하기도 하고, 가끔씩 과방이나 실습실에 들러서 친구들과 전공 공부를 했다. 과제가 나오면 비교적 빨리 해결했던 편이어서 친구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 해답을 원하는 친구들에게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힌트를 주거나 설명을 해주었고 몇몇 친구들이 고마움을 표하며 보답으로 편의점에서 간식이나 밥도 사줬던 기억이 난다.

교양으로 들었던 영어 과목은 팀별로 상황극 영상 촬영을 하는 과제가 거의 매주 있었는데, 나는 컴퓨터 학과라는 이유로 영상 편집을 잘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받으면서 영상 편집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래도 기왕지사 재미있게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애프터 이펙트의 특수 효과 에셋을 활용하여 만들어 보았고 좋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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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도중에 에러로 인하여 결과물이 사라지기도 하고, 편집 시간도 오래 걸리긴 하는데 컴파일 시간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오래 걸리는 인코딩 시간과 영상 1프레임 단위로 편집해야 했던 경험을 해보면서 2016년에 개봉된 닥터 스트레인지 특수 효과팀에 박수를 쳐줬다. (p.s.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네이버 영화 한줄평 베스트 공감을 확인해보자. 나도 영상 편집을 해보고 나서 저 사람이 남긴 댓글의 의미를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학기에는 학과에서 SW전시회가 열렸고 여름 방학 때 진행했던 개인 프로젝트가 있어서 출품했다. 수상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장려상을 수상했고 이러한 과정을 긍정적으로 봐준 동기와 선배들, 교수님들의 격려로 스스로 더 열심히 생활하는 계기가 됐다.

2학년

2학년부터는 전공이나 교양 수강 과목에 차이가 생기면서 같은 강의를 듣는 친구들의 수가 줄었고, 동시에 자취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져서 강의장 이동이나 식사를 개별적으로 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개인 시간이 늘었다. (당시 기숙사 비용에는 학식비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끔씩 야식을 먹거나 외식할 때가 아니면 자취하는 친구들과 같이 식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1학기가 시작했을 무렵에 학술 동아리에 가입하여 알고리즘 스터디에 참여했다.

그래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친구나 동기 형과 함께 식사를 하고 적적함을 해소할 겸 학교를 산책하거나(학교 대부분이 평지라서 산책하기 매우 좋다.) 자전거를 타고 천변에 라이딩을 하러 가기도 했다. 나중에 학기가 끝나고 성적표를 받아보니 성적 우수자가 될만큼 공부할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3학년

학기 중에 동아리 활동을 가장 열심히 했던 시기이다. 알고리즘 스터디에 참여하였고 동아리 회원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세미나 시간에 C언어를 활용하여 스테가노그래피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발표를 하기도 했다. (다른 회원들과 발표 내용이 중복되지 않게 하려다보니 다소 생소한 주제를 고르게 되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여름 방학 때는 하반기 중에 진행되는 ACM-ICPC(ACM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본선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였고 그 결과 팀원들과 대전에서 개최된 본선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대회를 지원해주는 기업들로부터 넥슨 후드집업, 물통 등을 받았고 팀원들과 다음에 참여할 때는 수상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20년은 코로나 때문에 본선 정원이 줄었는데, 그 전까지의 정원은 국내팀과 해외팀을 합하여 약 100팀 정도이다.)

동아리 활동의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있던 만큼 여름 방학 중 학교에 남아있는 동아리 회원들 4명과 지도 교수님과 함께 지리산 등산을 다녀오기도 했고, 학기가 끝나면 동아리 종강 총회가 별도로 있는데 동아리 회원들 뿐만 아니라 동아리 지도 교수님도 참석하셔서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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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갔던 당일에 피트니스 워치를 착용하고 있어서 활동 기록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 일일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나중에 다시 산에 가게 되면 깨지지 않을까. 😂)

4학년

4학년 1학기 때는 동아리에서 알고리즘 스터디장을 담당하였다. 알고리즘을 잘 하는 같은 학년 동아리 형들이 학교에 없는 경우도 있고 취업 준비를 하기도 해서, 같은 4학년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내가 하기로 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모여서 서로 문제 풀이를 했고, 차주까지 풀어올 문제를 정하여 해결해오는 형태로 진행했었다. (그리고 2학기부터의 스터디는 이때 열심히 참여했던 3학년 형이 주도해주었다.)

1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이수했던 전공 과목의 담당 교수님께서 7월 중순부터 4개월 간 오픈소스를 활용한 위탁 과제(프로젝트)를 수행해볼 의향이 있는지 제안을 주셨다. 윈도우즈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포팅하여 개발 환경을 구성하고 요구되는 기능을 모듈 형태로 구현하는 작업이라 과제 주제 자체는 생소했지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2학기에는 이러닝 교양 강의 하나를 듣고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잘 마무리 되었다.

여름방학인 7월부터는 한국전력거래소에서 4주 동안 ‘빛가람 학점 과정’이라는 교육을 이수하였다. 교육을 들으러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기업으로 취업하려고 참여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당시 에너지 공기업에서도 ICT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많았는데 이와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해보기 위해 이수하였다. 교육 중에는 IT기술과 전력 산업을 융합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발표를 하는 과제가 있었다. IT 분야를 전공한 나는 전기공학을 전공한 팀원들로부터 전력 산업을 배웠고, 반대로 내가 전공한 IT분야를 전기공학을 전공한 팀원들에게 알려주면서 협업을 통해 과제를 완수하였다. 임원분들 앞에서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도 있는데, 팀원들이 에너지 공기업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나보다는 취업 준비생 팀원이 발표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발표를 양보했다.

알고리즘 문제도 틈틈이 풀면서 11월 서울에서 진행된 ACM-ICPC 본선에 팀원들과 참가하였고 대회를 지원해주는 기업들로부터 몇 가지 기념품(넥슨 후드집업, 보조배터리 등)을 받았다. 예선 때는 작년에 비해 결과가 좋았는데 본선 때 수상을 해보자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11월에 개최된 ‘전력시장 소논문 공모전’에는 ‘빛가람 학점 과정’ 교육이 끝난 8월 쯤 보강해뒀던 아이디어가 있어서 양식에 맞게 제출했고 최우수상을 받았다. 12월 초에 발표회 및 시상식 일정을 위해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로 향했고, 내 차례 때 발표를 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발표도 들었다. 이후 수상자들과 산업통상자원부/전력거래소 관계자분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 및 점식 식사를 하고 시상식 일정이 종료되었다.

11월 22일에는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젯브레인 데이(JetBrains Day 2018)에 참가하여 JVM 세션에서 Kotlin을 주제로 하는 Hadi Hariri의 발표를 들었다. 입장할 때 JetBrain 티셔츠도 기념품으로 얻고, 세션이 종료되고 나서 Hadi Hariri와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

기말고사를 마친 후, 다음 해 2019년 초에는 학사모만 대여해서 동아리 원년멤버들과 졸업 기념을 위해 사진을 촬영했고, 취업한 동아리 형이 점심을 사줘서 점심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작년인 2020년에 졸업했던 동아리 형이나 올해 초에 졸업하는 입학 동기에게 들었는데 당분간 코로나 때문에 공식적인 졸업식 행사는 없다고 한다.)


프로젝트 후기를 적은 글은 별도로 있어서 이 글에는 굳이 지금까지 했던 모든 프로젝트의 내용을 적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자칫 생활 회고가 아니라 프로젝트 회고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1년에 최소 한 번은 개인 프로젝트든, 팀 프로젝트든 개발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실천했고 나의 4년간의 대학 생활은 스트레이트로 마감되었다.

좀 더 배워보자

대학에서 CS지식을 비롯하여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고 프로젝트도 진행했지만, 여전히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기 때문에 개발이나 지식 활동에 목이 말랐다. 그래서 그 당시에 당장 취업 준비를 하기 보다는 ‘좀 더 배워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식으로 시작할지 생각도 하고 평소처럼 알고리즘 문제를 풀고 있을 무렵, 우연히 네이버 메인 하단에서 SSAFY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SSAFY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교육 후기를 적어둔 글을 찾아보며 SSAFY에 대해 정보를 확인하였고 오프라인 설명회에 참가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지원서 접수부터 (서류 평가 - SW적성진단 - Interview) 순서로 최종 결과를 받기까지 대략 2달 정도 소요되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SSAFY 입과와 수료

SSAFY (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

SSAFY 교육생은 비전공자와 전공자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생 중에는 기존에 이미 일을 하고 있었거나 창업을 했다가 오신 분도 있고 대학원에 있다가 오신 분도 있는 등 다양했는데,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이나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에 나 스스로도 자극이 되었다. 교육 뿐만 아니라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1학기에는 Java, Web, 알고리즘 수업이 있었다. 개발 기간 동안 페어를 수시로 바꾸어 가는 페어 프로그래밍 형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운 점이 있었고, 알고리즘의 경우 1학기까지 ‘백준 문제 1000개 도달하기’라는 개인적인 목표도 달성했다. (최근에도 백준, 프로그래머스, LeetCode, HackerRank, Codility에서 틈틈이 풀고 있다.)

2학기에는 애자일 방법론에 기반하여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개발, 배포, 운영, Jira를 활용해 이슈 관리를 해보았다. DevOps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개발 진행 상황이나 이슈에 대한 문서화도 중요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운영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와 관련하여 SRE라는 방법론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업에서 개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컨설턴트로 계셔서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조언도 받고, 우리 팀의 프로젝트를 여러 교육생 앞에서 소개하는 발표회 시간을 통해서도 성장 기회가 되었다.

SSAFY 1년 과정을 마치는 수료식에서는 내가 교육 받았던 지역 캠퍼스 대표로 고용노동청장상을 받았다. 이때 다른 지역 캠퍼스 대표로 같은 학과 졸업 동기 형이 있어서 반갑게 인사했다.

p.s. 오프라인 수료식 때 촬영한 단체 사진이 SSAFY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 사용되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정중앙 제일 뒤에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에서도 볼 수 있다.

SSAFY 실습코치

SSAFY 수료식을 앞두고 있을 쯤에 SSAFY 사무국으로부터 SSAFY 3기 실습코치 지원을 제안을 받았다. 내가 알고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배우는 것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실습코치에 지원하였다.

실습코치에 선발되고 나서 10일간 OJT 기간을 가졌고, 다른 코치님들과도 코치의 역할을 되짚어보며 코치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많이 생각해봤던 것 같다. 나는 첫 출근을 하기 전에 교육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잘 해주는 코치가 되자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웠다.

오프라인 출근은 항상 했었지만 실습코치 업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면/비대면을 번갈아가며 진행되었다. 내가 교육생이었을 때도 2월 말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프로젝트로 진행했었는데 이때의 경험이 업무에 유용하게 작용하였다. 실습코치 업무를 하는 5개월 동안 Mattermost나 Webex를 활용하여 운영 프로님들이나 각 지역의 코치님들과 소통하였고 Confluence를 통해 서로 작성하고 있는 업무 일지나 교육생분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발표 자료 같은 것을 만들어서 공유하였다. 그리고 업무가 끝날 쯤에는 다음 4기 실습코치를 위하여 각자 담당한 업무 범위에서 실습코치 인수 인계 문서를 작성하고 코치 업무를 종료하였다. (기본적인 코칭 업무 이외에 개인 특화 업무도 있는데, 나는 교육생들이 프로젝트를 할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위키 페이지에 문서화 하는 특화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다음 4기 코치가 숙지하고 있어야 할 내용을 인수인계 내용에 포함시켰다.)

나의 코치 생활을 회고해보면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실습코치 만족도 1위를 할 때도 있고 교육생분들로부터 질의 응답을 잘 해주어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DM으로 몇 차례 받았다는 점에서 질의 응답을 잘 해줄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는 스스로의 목표를 어느 정도는 달성한 것 같아서 뿌듯하였다.

현재와 목표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긴 공백기 없이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한 것 같고, 이렇게 회고를 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제는 회사에서 열심히 생활해보고 싶어졌고 그러기 위해서 계속 열심히 할 때인 것 같다.

올해 2월 초에는 SSAFY 교육생일 때 알고리즘 강의를 해주셨던 강사님으로부터 SSAFY 알고리즘 강의 제안을 받았지만, 실무를 경험하고 싶어서 최종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관심 기업의 수시채용이나 공채에도 지원을 해보려고 한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다음의 회고록을 이어서 작성할 그 날이 오면 좋겠다.